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손수 김치를 담근 기념비적인 날이다.
여긴 뭐 물가가 한국에 1.5에서 2.5배 까지 하다 보니...
고기빼고 전부 비싸 젠장....
한국음식은 식당에서 사먹으려면 최소 11불에서 15불을 줘야 먹고...
이 모든 원인은 정해진 금액 안에서 한달을 생활해야 하는 궁핍한 학생 생활에서 기인하는 바...
암튼 여기 김치가 무게에 따라 가격이 조금 틀리긴하지만,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저렴한
김치의 경우 1Kg에 10(AU$9.98)불이라고 보면 된다.
그럼 아주 아까고 아껴 국물까지 아껴 먹으면 10일에서 2주까지도 먹을 수는 있다.
지난 달에 중국인 마켓에 잠깐 들린적이 있는데 배추가 보이길레 반가와서 이것저것 구경했는데
배추 한포기에 2불에 파는거였다.
만약 만들어 먹는다고 하면 의외로 싸게 먹히겟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히 도전... 나야 뭐 도전하는건 참 잘하니까!!
아래는 구매목록
2포기 총 8쪽 만드는데 총 25불 정도 들었다
양파, 마늘은 집에 있으니까 굳이 따로 살필요는 없어서 목록엔 없다.
| Spring Onion bunch | 1 | $4.99 | $4.99 |
| Chinese Cabbage | 2 | $2.00 | $4.00 |
| White Radish | 1 | $2.27 | $2.27 |
| Pepper Powder | 2 | $2.99 | $5.98 |
| Fish Source | 1 | $2.20 | $2.20 |
| Salt | 1 | $3.50 | $3.50 |
| Ginger | 1 | $1.44 | $1.44 |
혹여나 사전 뒤지시는 시간을 줄여들이기 위해
위에서 부터
대파, 배추, 무, 고추가루, 액젖, 천일염, 생강
무는 길쭉하게 생긴 중국무인데 얇고 길쭉하고 단단하고 쌉쌀한 맛이 난다.
주인댁 말씀으로는 한국무파는곳도 있고 구할 수도 있단다.
그런데 뭐 그럴 열정까지는 안생기더라.
파도 실파나 쪽파를 사면 더 좋은데 없어서 걍 대파사서 길게 썰어 썻다.
레시피에서는 물 1L에 소금 1컵 이라고 되있던데 도대체 한컵의 기준이 얼마인건지..ㅠㅠ..
그래서 걍 먹는 물컵 기준으로 했더니 절이고 나서 배추가 좀 짜더라-_-.... 물컵이 좀 컷거덩..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서 15%를 만들면 되는건가?
그러니까 15%의 염도라면 1L의 물은 1Kg 이고 150g의 소금이 15%에 해당하는거고
배추를 절이기 위해 5리터의 물을 사용했고 즉 750g으로 소금물을 만들면 되는건가?
전에 학교 다닐때 화학시간에 배웠던거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보니-_-..
세상에... 학창시절에 학교에 다니는 유일한 이유가 남들이 다니니까 였던 나인데
여기서 배추를 절이면서 mole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줄이야...
근데 물 1L에 150g 넣으면 진짜 15% 염도 맞나? 그렇지 않았던거 같은데...
근데 1Kg 사서 800g 정도 사용한듯 하니까 좀 오바 한거 맞음.
절이고 나서 배추 먹어보니까 좀 짜더라-_-...
애니튼 아침 8시에 일어나서 9시경에 배추를 소금에 절였고
6시간 절인 뒤 씻어냈다.
주인댁 아주머니가 칭찬해 주시더라
잘 절였다고;;;;
내가 생각해도 좀 짜긴 했지만 잘 절여졌다.
뭐 간이야 양념간을 좀 약하게 하면 되니까 괜춘할듯;;
흐르는 물에 3번 씻으라 길레 꼼꼼하게 흔들어 가면서
잘 씻어서 꼭 짜서 물기 빼주면 된다.
레시피에선 3시간 정도 물기 빼라던데
뭐... 그럴 열정은 없다니까-_-
요즘 우리 집은 김장을 10포기 정도만 한다. 전에 내가 학생일때 집에서 살던때는 2,30 포기씩
김장을 했던거 같은데 지금은 나도 집을 떠나고 동생도 지방에서 일하다 보니 집을 떠난샘이
되버려서 엄니는 전처럼 김장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시진 않는다.
엄니께서 김치를 담그는 날은 집안에 생강, 마늘, 고추가루 냄새가 진동을 하고 배추를 절이는 냄새와
배란다 문을 열때마다 들어오는 찬바람에 아부지랑 나는 춥다고 툴툴대는 날이 였다.
우리 엄니는 상당히 하드워커라서 뭐든지 열심히 하시는 통에 김치 담그고 손에 상처 투성이가 되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몸살이 나거나 하시는 분이셔서 (당신께선 말씀안하시지만 눈에 보인다)
난 가끔 엄니께서 김치 담그실때 옆에서 도와 드리곤 했다.
그때 눈팅했던 김치담그는 방법을 지금 여기 호주와서 써먹게 될거라고
그 누가 생각했겠나...
다음 할일은 무채를 썰고
무채와 섞을 양념을 만들면된다.
정식으로 하려면 찹쌀풀을 쒀서 사용해야 좋은데
그럴 열정도 없고-_-... 돈도 없고
그래서 레시피 뒤지니까 밥을 써도 좋다고 되있더라
그래서 대충
밥 반주걱 + 생강 + 마늘5 + 양파1.5 + 사과0.5 + 설탕2스푼 + 액젖3스푼 + 물 2스푼
넣고 갈았다.
곧휴가루 좀 넣어주고
첨부터 옴팡 넣지 말고 색이 적절히 이쁘게 나올때까지 조금씩 나눠 넣으면 딱 좋더라.
살살 달래가며 잘 비벼서 양념속을 만든다.
꽤 먹음직한 비쥬얼을 자랑 하더라
맛도 뭐 달짝지근한게 괜춘했슴.
돼지고기 수육 생각나드라...ㅋㅋㅋ
그리고 열심히 배추와 양념을 결합!!
배추잎 사이사이에 양념들을 쇽쇽 넣어주면 됨
그리하여 완성된 그것...
약 1달간 (계산대로 라면!!)
내 식단의 한 구탱이를 책임질 김치느님이
완성되었다.
해보니까 뭐 생각보다 쉽드라
절이고 양념하고 하는 시간이 대략 8시간 정도 걸리는거 빼면
뭐 양념만 해서 쓱쓱 비벼 뭍히고
하루는 그냥 밖에 두고 익히고 둘째날 부터 냉장보관 3일 후에
오픈해볼 생각이다.
하... 한국음식은 참 손이 많이 간다.
만들고 나서 사진찍고
비쥬얼도 그럴싸하고
맛도 괜춘하게 나올거 같아
나름 뿌듯하긴 했는데...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건가 싶더라.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고
웅이도 보고 싶고
한국에 그리운 모든게 한꺼번에
생각나면서 막 우울해지더라..ㅠㅠ
분명히 영어가 늘고 있는건 사실이고
아직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엔 변화가 없는건 사실이지만
쉽지 않은 길이라 너무 힘들게 느껴지더라.
그냥 다 정리하고 집에 갈까 하는 생각이 막드는데
내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인가 생각도 들고
춥고 배고푸고 외롭더라... 젠장...
하지만, 여기서 포기 할 순 없어.
나중에 아주 나중에 언젠가 이날을 기억하고
이렇게 말하는 그날이 오겠지
'ㅋㅋㅋ 바보처럼 별것도 아닌걸로 힘들어하고 고민하고 나란 인간이란ㅋㅋㅋㅋ'
앞으로 20년 후에 당신은 저지른 일보다는
저지르지 않은 일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풀고 안전한 항구를 벗어나 항해를 떠나라.
돛에 무역풍을 가득 담고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
- 마크 트웨인
미래는 현재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 결정됩니다.
꿈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더 훌륭합니다.
20년 후에는 하지 않은 일 때문에 후회할 거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오늘의 나를 버리지 못해 새로운 항해를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위대함을 꿈꾼다면 일단 시작해야 합니다.
-행복한 경영이야기 제 991호
내가 가끔 가서 힘을 얻곤 하는 시드니 사시는 개발자 분 블로그에서 긁어 온거다.
언젠간 '그때 그러길 참 잘했어' 라고 말하는 그날이 오겠지?
그래서 밥을 배불리 먹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집에 전화도 하고 블로그도 쓰고
내일 부터 새로 시작하는 텀동안 공부계획도 세우고
이번 텀동안에 구직활동도 해볼 생각이다
일단 해보고 된다 아니다 판단하는게 맞겠지.
지금 내게 필요한건 뻘생각이 아니라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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